불야성을 이루는 도심 속에서는 은하수를 보기에는 요원한 일이다.
빛의 공해가 될 수 있다는 것에 광해라는 표현으로, 빛을 피해 첩첩산중의 오지가 아니면
제대로 된 은하수를 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달이 없는 그믐이고 주말인 토요일, 양평 벗고개 터널로 은하수 촬영을 하러 가는 중에
만난 풍경은 경기도 지역도 이렇게 어둠 속에 묻힌 곳이 있나 생각을 해보면서
은하수와 만남이 날씨의 변덕만 아니면 무난하리라 생각해보았다.
아뿔싸!
터널 안과 전후의 100여 미터로 자동차의 주차와 끝없이 스치며 다니는 자동차의 불빛은
은하수를 만나기 위해 주말에 몰린 인파로 , 촬영하러 온 스스로 그 자체가 공해로 된 것 같다...
자동차의 불빛이 없는 틈을 타서 순간순간 셔터를 눌러도, 20초의 짧은 장노출 속에도
기대 안 한 자동차의 궤적마저 들어온다.
원래는 플래시나 핸드폰의 불빛을 조절해서 효과를 만든다고 들었는데
자동차의 전조등과 후미등으로 인해 어두운 터널이 다양한 불빛으로 효과가 자동으로 끼어 들어온다.
4월이나 평일에 왔어야 한다는 다른 촬영자들의 말을 들으면서
안반데기로 갈 것을 후회하는 마음으로 이왕 온 김에 연신 셔터를 누르는데
바로 뒤에서 누구에게 잔소리를 하는 소리가 들린다.
잘 보이지도 않는 어둠 속에서 주차된 자동차의 사이에서 작은 삼각대를 놓고
고양이처럼 웅크리고 은하수를 담으려 컴팩트 카메라를 연신 조절하는
동그란 안경에 얼굴마저 동그란 꼬마 숙녀가 보인다.
그만 집에 가자는 아버지와 조금 더 담으려는 실랑이 속에 아버지의 잔소리가 느니
더욱 웅크려지는 모습이다. 한순간 웃음이 나오면서
은하수를 담으려는 같은 마음으로 어두운 밤하늘을 내다보는 꼬마 숙녀와의 작은 교감은
인파로 짜증이 몰려오는 마음을 한순간 아이스크림처럼 녹여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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